
뜨거운 외교전, 이란-미국 물밑 대화 지속
미국과 이란 간의 1차 평화 협상이 비록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되었으나, 양국이 중재국을 통해 꾸준히 간접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외무부는 지난 15일 현지 시각으로 이러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란 대표단이 이슬라마바드 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에도 파키스탄을 매개로 미국과 여러 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측이 여전히 외교적 해결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파키스탄의 중재, 테헤란에서 다시 불붙을 외교의 불씨
이란은 조만간 파키스탄 고위급 대표단을 수도 테헤란에서 맞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방문에서 이슬라마바드 회담 이후 파키스탄이 미국과 논의했던 내용과 양측의 더욱 세밀한 견해들이 심도 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과의 2차 직접 회담 날짜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재 진행 중인 휴전 기간 연장 또한 결정된 사항이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이란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란의 핵 주권 선언, “평화적 이용은 우리의 권리”
평화 협상의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인 핵 문제에 대해 이란은 자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평화적인 핵 이용 권리는 외부의 어떠한 압력이나 전쟁 상황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부여하거나 박탈할 수 없는 고유한 권리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국제법적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우라늄 농축의 방식과 수준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화의 여지가 열려 있다고 말하면서도, 어떠한 경우에도 이란이 자국의 필요에 따라 농축 활동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핵심적인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는 이란의 핵 주권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핵 해결책 모색 속 ‘미국 불신’ 여전
이란은 러시아에 자국의 농축 우라늄을 넘기는 제안을 포함하여,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외적으로 논의되는 여러 가지 대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에 대한 깊은 불신이 깔려 있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합의를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과거의 경험들이 미국에 대한 이란의 회의적인 시각을 만들었으며, 이는 협상의 진전을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번영 제안’ 단호히 거부하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의 핵 문제 해결과 경제 번영을 연계하여 제시한 제안에 대해 단호하고 명확하게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오직 평화적인 목적만을 위한 것이며, 이는 이란의 확고한 국방 원칙이자 종교적인 가르침인 파트와에 기반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한 이란의 경제는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부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란을 마치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고 위협하며 국가 기반 시설을 파괴했던 이들이 이제 와서 경제 번영을 언급하는 것은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는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미국 측 협상 단장이었던 미국 고위 관계자는 지난 14일, 미국 대통령이 “만약 당신들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우리는 이란을 번영하게 만들 것”이라고 제안했음을 밝힌 바 있다.
외교 뒤편에 숨겨진 군사적 긴장, 이란의 경고
한편,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현재 진행 중인 협상 과정을 기습 공격을 위한 일종의 ‘위장막’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자국의 군 당국이 어떠한 외교적 과정의 시작과 지속은 물론, 동시에 전쟁 발발 가능성과 전개 상황을 예의주시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소위 ‘시온주의 정권’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어떠한 군사적 움직임이나 위험한 모험주의적 행위에도 단호하게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외교적 대화와는 별개로 군사적 긴장감이 여전히 고조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험난한 평화의 길, 불신과 주권 사이의 균형
이번 대화에서 드러난 핵심적인 쟁점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 뿌리 깊게 박힌 상호 불신이었다. 이란은 핵 주권과 경제 자립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며, 외교적 해결 의지 못지않게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조했다. 중재국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양국이 핵 문제를 포함한 첨예한 대립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