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의 중심, 서훈 김홍희 전 주요 인사 항소심서도 무죄 판결 내려지다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하여 재판을 받아온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는 16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된 두 사람에게 1심과 같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해당 사건을 둘러싼 오랜 법정 공방에 또 다른 전환점을 제시했다.
법원, 성급했으나 허위 아냐… 무죄 판결의 깊은 의미는?
재판부는 당시 수사 결과 발표에 다소 성급하거나 단정적인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러한 표현들이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허위 내용을 의도적으로 작성하거나 배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망한 공무원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등 서훈 전 실장의 모든 혐의에 대해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국가기관의 판단이 때로는 미흡할 수 있으나, 그것이 곧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는 고의적인 범죄 행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2020년 서해 피격 사건의 발단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 씨가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2022년 6월 감사원은 해당 사건의 은폐 의혹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며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검찰은 당시 문재인 정부가 이 씨의 피살 사실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의 칼날, 다섯 명의 핵심 인물 향했으나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하여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비롯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등 총 다섯 명을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들 다섯 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이 특별취급정보 삭제에 관여했으나, 그것이 고의적인 은폐를 위한 행위였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결과 뒤집기 위한 검찰의 항소, 핵심 쟁점은 무엇이었나
1심 판결 이후 검찰은 서훈 전 실장과 김홍희 전 청장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하며 2심 재판이 진행되었다. 검찰은 사망 공무원의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서훈 전 실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김홍희 전 청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하며 국가기관이 유족과 국민을 기만한 사안이므로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이 항소하지 않았던 박지원 전 원장, 서욱 전 장관, 노은채 전 비서실장은 1심 무죄 판결이 최종 확정되었다.
사법부의 판단, 끝나지 않은 진실 공방의 여정
이번 항소심 무죄 판결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둘러싼 진실 공방에 새로운 국면을 가져왔다. 사법부는 해당 사건 관련자들의 행위가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고의적인 범죄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는 공무원의 업무상 판단과 정책 결정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는 기준에 대한 중요한 사법적 해석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유족과 일부 시민사회에서는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으며, 이번 판결이 모든 의혹을 해소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국가의 정보 공개 투명성과 위기 대응 과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